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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삼각형 - 계급의 삼각형은 180도 돌아가도 여전히 삼각형

by Stellaastra 2023. 7. 21.

슬픔의 삼각형 영화 포스터

영화의 이야기

슬픔의 삼각형(2022) 영화는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야야와 역시 모델 일을 하는 남자친구 칼의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며 영화가 시작합니다. 야야는 잘나가는 모델로 유명한 브랜드의 런웨이에 참여하고, 인스타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잘 나가지만, 칼은 모델 일을 구하기 위해 면접에 참여하는 수많은 남자 모델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렇게 둘의 힘의 차이는 명확했고 여러 다툼을 보여주지만, 야야와 칼은 연인 관계를 이어갑니다. 그러던 중 야야가 인플루언서로서 호화 유람선 여행에 초대되었고, 야야와 칼은 함께 유람선에 탑승합니다. 유람선에는 세계 각국의 부자들이 탑승해 있었고, 이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옷을 깨끗하게 차려입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배를 운영하기 위해 청소하고 기관실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큰 폭우를 만나 배가 좌초되었고, 사람이 없는 섬으로 떠밀려 가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시작합니다. 문명에서의 생활에만 익숙했던 부자들이나 서비스 업무를 운영하던 근무자들은 인류의 문명이 없는 섬에서 먹을것을 구하고 집을 짓는 등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청소 노동자였던 아비게일은 물고기를 낚거나 불을 피우는 등 섬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들을 잘 알고있었고, 아비게일 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배를 채우고 따뜻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의 관계는 역전되었고, 아비게일은 자신의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계급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전 부자들이 했던 것보다 더욱 심하다 싶을 정도의 행위들을 일삼고, 자신의 힘을 철저히 사용하고 즐깁니다. 여기까지가 결말을 제외한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계급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인간이 존재하는 모든 집단에서의 계급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직업적으로는 남성 모델은 여성모델에 비해 수입이 적고, 사회에서의 인기도 인플루언서인 야야에 비해 별 볼 일 없는 낮은 계급입니다. 야야와 칼의 연인관계에서는 수입이나 사회적 영향력 등이 상대적으로 강한 야야가 칼에비해 높은 계급인 것으로 보입니다. 유람선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서비스 유지를 위해 뒤에서 지원하는 자 세 계급으로 나누어 집니다. 섬에 도착한 뒤에는 문명이 없는 장소에서 살아남는 기술을 아는 자가 상위 계급에 속하고, 상위계급의 호의를 받는 자는 중간계급의 역할을 하게 되고, 그 외에는 하위계급에 속합니다. 이처럼 슬픔의 삼각형은 다수의 사람이 존재하는 모든 시간과 장소에 계급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이에 따라 힘의 관계가 구성되고 사람들이 이에 맞게 행동하게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슬픔의 삼각형이라는 의미는 눈을 찡그렸을 때 눈 사이에 생기는 것인데, 영화 한 장면에서는 이를 좀 피라고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이 슬픔의 삼각형은 단순히 표정에 대한 표현을 넘어, 상위계급과 하위계급, 그리고 그 중간쯤에 있는 계급까지 이 세 계급의 삼각형 구조에 대한 비유는 아닐지요?

 

계급이 역전 되면 어떻게 행동할까?

계급이 역전되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영화는 상위계급이 악하다고 보여주지 않으며, 하위 계급이 착하다고 포장하지도 않습니다. 마치 기생충에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누가 악하고 선한지 판단이 불분명한 것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하위 계급이 상위계급으로 올라가면 이전의 상위계급과 마찬가지로 그 힘을 누리고 사용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칼은 사회에서 철저하게 하위계급에 있다가 호화 크루즈의 소비자로서 상위계급으로 올라가자, 그 힘을 철저히 누립니다. 여자친구인 야야가 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한명에게 성적 호감을 느끼자, 이에 질투심에 이 노동자가 일할때 상의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컴플레인을 제기하고, 결국 직업을 잃게 만듭니다. 아비게일은 상위계급으로 올라가자 가장 안전한 잠수정을 자신의 방으로 만들어 혼자 누리고, 젋고 성적으로 호감이 가는 칼을 자신의 애인으로 삼고 즐깁니다. 반대로 부유한 소비자였던 상위계급의 사람들은 섬에서 하위계급으로 내려가자, 군말없이 상위계급으로 상승한 아비게일의 시스템을 존중하고 따릅니다. 이렇게 영화는 사람들이 계급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그에 적합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상반된 평가, 그러나 매우 흥미로운 작품

이 영화의 감독 Ruben Östlund는 이미 2017년 작 The square를 통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입니다. 2014년 작인 Force Majeure도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미국 지역 영화제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평론가들 평가가 대체로 이전 작품보다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로튼토마토 기준 The square 85점, Force Majeure 93점인데 반해 이번 작품은 72점입니다. 아무래도 최근 계급에 관한 영화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그리고 이미 예전에 유사한 이야기를 가진 귀부인과 승무원 등 비슷한 작품들이 있어서 신선한 의미는 적었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급 이야기를 여러 조건과 환경에서 따라 다양하게 보여준 점이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각 배역에게 여러 면에서 공감하고 몰입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특히 크루즈가 폭우에 심하게 흔들려서 럭셔리한 식사를 즐기던 부자 손님들이 구토하는 장면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장면이겠지만, 저는 헤비메탈 음악을 버무려진 이 장면을 매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결국 자연의 힘 앞에서는 모두가 하위계급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호루라기를 불면서 칼을 놀리는 장면이나, H&M과 발렌시아 브랜드별 표정 짓기 등 소소하게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롭게 보았고, 정말 만족스러운 영화입니다.